불면증 시달리는 젊은이, 뇌졸중 발생 위험 8배 높아 [한국일보]
생방송 뉴스 도중 미국 앵커가 말을 더듬다가 응급 치료를 받았다. 전형적인 뇌졸중 전조 증상이었다.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은 안면 마비, 감각 이상, 언어 장애 등이다. 뇌졸중 골든 타임은 6시간이며, 이 시간을 놓치면 목숨을 잃게 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그런데 이런 뇌졸중이 불면증과 관계가 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심장협회 야 웬 후어 박사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위험은 수면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훨씬 더 높다.
특히 젊은이들이 불면증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나이가 많은 사람들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은 뇌졸중 발생 위험을 4년간 54%나 높였다. 뇌졸중 발생률은 18~34세의 젊은이 가운데 불면증으로 진단된 사람이 8배 더 높았다.
이에 대해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수면은 심장과 뇌가 쉬는 단계인데 쉬어야 할 때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방해를 받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수면장애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고혈압ㆍ부정맥ㆍ심근경색 등 심혈관 장애나 뇌졸중ㆍ치매ㆍ파킨슨병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 발생해 심장과 뇌가 망가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불면증에다 수면무호흡증까지 동반되면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더 커진다. 그 이유는 반복되는 수면 중 각성 현상 때문이다. 수면 도중에 무호흡이 발생해 숨이 멈추면 혈액 속 산소 농도는 점점 떨어지고 뇌에서는 각성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막힌 숨을 내쉬려 힘을 쓰면서 교감신경계를 과다 활성화하고 계속 잠에서 깨게 만들어 심장을 비롯한 혈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매일 밤 수차례 반복되면서 심ㆍ뇌혈관 질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불면증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수면 다원 검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면 다원 검사는 병원에서 1박 2일 하면서 이뤄진다. 수면에 대한 종합 검사로 수면 질환을 확인할 뿐만 아니라 수면 단계, 본인에게 맞는 수면 자세 등 많은 부분을 체크할 수 있다.
한진규 원장은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잠에서 깨는 시간의 실내 온도는 20도 정도로 수면 시간대와 비슷하게 유지하고, 기상할 때에는 갑자기 움직이지 말고 손발부터 꼼지락거리는 등 조심조심 움직여 몸을 충분히 이완한 뒤 일어나야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에다 뇌졸중이 동반됐다면 수면장애 치료를 통해 뇌혈관 질환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로 생활 습관 개선과 체중 조절이 우선이다. 증세가 가벼운 수면무호흡증은 몸무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큰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편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수면장애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최근 5년 간 연평균 7.9% 늘면서 70만 명을 넘어섰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출처] 불면증 시달리는 젊은이, 뇌졸중 발생 위험 8배 높아 (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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