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스트레스로 배가 찌르듯 아파요... [한국일보]
회사원인 김모(28ㆍ여)씨는 꿈 같은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뒤 밀려있는 업무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할 일은 태산인데 휴가 후 피로와 공허함 때문인지 집중력과 효율성이 떨어져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주 배가 찌르듯 꼬이고 아팠던 게 더 심해진 것 같다. 김씨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배가 찌르듯이 아프다면 경련성 복통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한 스트레스 등이 극심한 복통 일으켜...
과중한 업무나 시험, 면접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가장 먼저 소화불량 같은 위장질환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만큼 위는 우리의 정신신경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자율신경계에 의해 움직이는 위는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가 신경계를 통해 위장에 전달돼 소화불량 같은 각종 장애를 일으킨다. 예컨대 우울해지면 곧바로 자율신경이 위를 압박해 위 운동이 둔해지고 위산 분비가 줄어든다.
때문에 불규칙한 식사와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기능성 소화장애로 고통을 받게 된다. 특히 스트레스와 정신적 충격 등은 ‘신경성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이는 흔히 위경련이라고 하는 극심한 복통을 동반한다.
위경련은 위의 연동운동이 비정상적으로 늘면서 위가 과도하게 수축돼 명치끝 부분을 중심으로 생기는 극심한 통증이다. 갑자가 찾아오는 통증은 가벼운 위통이기도 하지만 심하면 쥐어 비트는 듯이 아프고 온몸으로 통증이 퍼진다.
또한 식은 땀이 나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때때로 구토나 실신을 하기도 한다. 통증은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 지속된다. 원인은 스트레스나 정신적 충격, 흡연, 과식, 과음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어떻게 이 같은 신체 증상을 일으키게 하는 걸까. 해답은 자율신경계에 있다. 뇌에서 보내는 신호는 우리 몸 전체에 그물망처럼 자리잡고 있는 신경들을 통해 전달된다.
위장과 같은 소화기관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불수의근으로, 이를 조종하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계다.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계의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를 촉진하고,
이로 인해 내장근육인 평활근이 영향을 받아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면서 위경련이 생긴다. 위와 장의 평활근이 외부 자극을 예민하게 받아들인 지각 과민반응의 결과다.
위경련에는 진통제보다 진경제 먹어야
위경련은 소화기 질환 증세이지만 병은 아니다. 따라서 위경련이 생겼을 때는 알맞은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배가 아프면 습관적으로 소화제나 진통제를 먹는다.
임의로 제산제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자칫 질환을 만성화할 수 있다. 따라서, 위경련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은 반드시 병원을 찾아 위내시경검사 등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실제 이런 환자 가운데 급성위염이나 위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위경련은 위 질환뿐 아니라 십이지장염, 역류성 식도염, 급성 충수염, 자궁 경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특별한 질환이 아닌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위경련을 가라앉히려면 수축된 내장근육을 풀어주고 위장 평활근을 진정해주는 진경제를 먹는 것이 좋다. 소화제나 진통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약간 가벼워질 수 있지만,
두 약이 경련성 복통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주는 것이 아니므로 경련을 멈추게 하는 진경제를 먹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진경제로는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부스코판’(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부스코판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알기론’(녹십자), ‘아클라톤’(현대약품), ‘티로파’(대웅제약) 등이 있다.
위경련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과식이나 과음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과로도 피하는 것이 좋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술, 카페인, 흡연 등도 삼가야 한다.
♦위경련 예방에 도움되는 생활습관은 무엇이 있을까?
-과중한 스트레스와 불안, 긴장을 피하라.
-매일 20~30분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라.
-하루에 적어도 6~8컵 정도의 물을 마셔라.
-인스턴트 음식과 튀긴 음식 등 지방이 많은 음식을 줄여라.
-음식을 천천히 완전히 씹도록 하라.
-알코올과 카페인 섭취를 줄여라.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008251264349639
본 정보는 정신질환정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 이며, 정확한 증상과 판단을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