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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1

우울증의 감정은 '우울'보다 '자기감' [정신의학신문]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다. 감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으며 감정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생각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가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감정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영향 아래에 있다.

뇌의 어떤 부위가 정확히 감정과 관련되어 있는지 학자마다 이견이 있지만 대체로 합의가 되는 부위들은 편도체 시상하부 해마 변연계와 이마앞겉질이다.

이 중 편도체는 직접적으로 감정 자체를 조절한다. 시상하부는 감정 반응과 관련 된 신체 반응들혈압 맥박수 체온 수면 호르몬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즉 감정이 신체적으로 표현되는 것을 관장한다고 할 수 있다.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고 꺼내는 것에 관여한다.

이마앞겉질은 감정이 생각과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며 발생한 감정을 평가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뇌의 여러 부위가 작용하여 감정을 발생시키고 그에 따른 신체 반응을 만들어내고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다.

 

감정이 수행하는 역할은 다양하다. 시험 전날에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올라와 공 부를 평소보다 집중하여 할 수 있게 만든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공포를 느끼게 하여 그 자리로부터 빨리 벗어나게 신체를 준비시킨다.

무례한 사람을 마주했을 때 에는 화라는 감정이 올라오면서 그 감정을 일으킨 상대방과 직면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랑의 감정은 상대방과의 지속적이고 안정된 관계를 가능케 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은 자기감(sense of self)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자기감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느끼고 인지하는 감각을 말한다. 말 그대로 자신에 대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현상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감정을 이용해 그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즉 각기 다른 감정들을 다른 상황들에 부여함으로써 특정한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친구에게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은 사건으로 기억을 하고, 하는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짜증나고 답답한사건으로, 연인이 나를 보며 웃을 때는 사랑스러운 행복한 상황으로 평가가 되며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런 감정적 평가가 없다면 우리는 세상을 마주할 때마다 자기감(sense of self)이 없는 상태에서 세계를 경험 할 것이다. 감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느낄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실체 즉 자기감 또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울증 또한 자기감의 상실로 이해할 수 있다. 우울증은 단순히 우울하고 슬픈 마음이 지속적으로 드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우울증은 감정의 질병이자 자기감의 질병이다.

우울증의 우울하고 슬픈 감정은 단순히 감정으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감정이 원래 수행하던 역할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감정이 고장나기 시작하면 감정과 깊은 관련이 있는 생각 기억 신념들까지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즉 감정과 사고의 단절이 발생하고 이는 자기감의 상실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뇌과학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

 

Helen Mayberg(에모리대학의 신경의학자)는 우울증과 관련되어 몇 가지 특징적 인 뇌과학적 발견을 했다. Mayberg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뇌영상에서 뇌들보 밑띠다발겉질subcallosal cingulate gyrus SCG)이 과활성화되어 있고 이마앞 겉질의 영역들은 활성이 저하된 것을 관찰하였다.

SCG는 감정을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변연계에 속한 구조로 감정 생각 운동 욕구를 전반적으로 종합하는 영역으로 세로토닌 전달체serotonin transporter SERT)를 생산하는 신경세포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세로토닌 전달체는 세로토닌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우울증 환자에서 특징적으로 활성이 높게 나타난다.

헬렌 박사의 우울증 환자 뇌영상 연구에서 SCG의 활성이 높게 나오는 반면 판단 계획 의사결정과 관련된 이마앞겉질의 활성은 저하되어 나타난 것은 이러한 뇌 안의 변화들이 우울증 환자들이 겪는 감정과 생각의 단절 즉 자기감의 상실로 이어진다고 추론할 수 있다.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이용하여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농도를 조절하는 약물을 쓰며 최근에는 케타민 주사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심리치료의 경우 종류도 다양하고 그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도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여겨졌다.

심리치료의 한 분야인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치료효과를 실험적으로 증명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인 아론 벡(Aaron Beck)은 1970년대에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 항우울제 위약의 치료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인지행동치료가 위약보다는 낫고 항우울제와 대등한 효과를 가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인지행동치료와 항 우울제를 같이 쓸 때 효과가 더 좋았다는 결과도 보여주었다. 앞서 우울증 환자의 뇌신경학적 변화에 대한 연구를 한 Mayberg는 2009년의 연 구에서 뇌의 특정부위오른앞뇌섬엽(Rt. ant. insula)의 활성도에 따라 우울증 환자들의 인지행동치료 혹은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우울증 환자의 뇌 영상을 찍어 두 가지 중 어느 치료법에 더 잘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며 우울증 환자들의 뇌영상 소견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신의학적 질병을 오로지 뇌과학 생물학적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피해야겠지만 뇌과학의 발전으로 우리는 우울증 그리고 우리의 감정에 대해 한층 더 깊은 이해 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울증의 생물학적인 치료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며 추후에는 뇌영상 기술 및 연구 방법의 발전으로 더 정밀한 개별 환자들에게 맞는 맞춤 치료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출처] https://www.health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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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정신질환정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 이며, 정확한 증상과 판단을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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