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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7

“마스크 벗는데 나는 더 우울”… 엔데믹 블루 경고등 [동아일보]

일상 회복에 시동이 걸리고 완연한 봄날에 접어들면서 거리마다 인파로 북적인다. 하지만 한국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재난 상황 이후 갑자기 덮쳐오는 우울감, 이른바 ‘엔데믹 블루’ 때문이다. 외부 환경이 활기차고 분주해질수록 역설적으로 마음이 더 병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이 가까워졌지만 한국인의 정신건강에는 ‘엔데믹 블루’의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풍토병(엔데믹) 전환을 앞두고 우울감이 깊어지는 사람이 적지 않은 데에 따른 것이다.

동아일보가 2일 SM C&C 설문 플랫폼 ‘틸리언 프로’와 공동으로 10∼60대 남녀 1268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79%는 최근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61%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최근 우울감이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활동을 줄이고 진짜 연결성을 찾는 방식으로 후유증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재난 상황 끝난 뒤 치솟는 우울증

2일 동아일보와 SM C&C ‘틸리언 프로’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역조치가 엄격했던 코로나19 확산 초기(23%)보다 거리 두기 해제를 앞둔 후기(61%)가 더 우울하다고 답한 이들이 훨씬 많았다. 코로나19 이후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 거란 비관도 절반 이상(57%)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엔데믹 블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꼽는다. 재난 상황에서는 다 같이 힘들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정작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여행과 모임이 재개되면서 ‘나만 여전히 불행하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심해지는 것이다.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강모 씨(35)는 최근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다가도, 골프 연습을 하다가도 이유 없이 무력감이 찾아오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지도, 건강상 어려움을 겪지도 않았는데 언제든 코로나19 때처럼 막막한 상황이 재발할 것만 같아 암담하다”고 했다.

 

 

• 일상 회복 앞두고도 깊어지는 무기력

이 같은 엔데믹 블루 양상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패턴과도 흡사하다.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2011년 3월 발생한 이 사고 이후 ‘대피명령구역’ 거주 주민들의 자살률은 1년 6개월간 감소세를 나타내며 피해가 적었던 지역보다 오히려 낮았다.

문제는 2년여가 지난 뒤에야 이 지역 자살률이 치솟았다는 점이다. 사고 직후 인구 10만 명당 47.8명(남성)이었던 자살자가 한때 23.1명까지로 떨어졌지만 사고 2년 2개월 만인 2013년 5월부터 늘더니 2015년 7월 37.6명으로 올라섰다. 마사쓰구 오루이 후쿠시마 의과대학 연구원은 “개인적으로나 범국가적으로나 심리건강관리(mental care activity)가 줄어든 게 주원인”이라고 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우울, 불안이 늘었음에도 극단적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던 건 ‘같이 이겨내자’란 생각이 보호요인이 됐기 때문”이라며 “동일본 대지진, 외환위기, 미국발 금융위기 등 과거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마다 재난 직후보다는 시간이 흐른 뒤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경제·사회 여건에 따라 일상 회복 격차가 생기는 최근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는 이유다.

 

 

 부정적 감정에 거리 두고 주변에 마음 베풀기 - '엔데믹 블루'를 위한 5가지 실천방법

 

 1.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기

 천천히 호흡하고 음식을 즐기며 '바로 지금'을 음미하세요.

 2. 중요한 우선 가치 정하기

 친철, 긍정 등 내게 중요한 가치를 정하고 작은 행동으로 실천해 보세요

 3. 고민 고백하기

 고민을 모두 나열한 뒤 입 밖으로 소리 내 천천히 읽으면서 객관화시켜봅니다

 4. 비대면 활동 줄이기

 매일 20분 이상 빠르게 걸어 보세요

 5. 일상 계획표 다시 짜기

 코로나19 이전 나의 일상은 어땠나요? 알게 모르게 느슨해진 일상을 다시 구성해 보세요

 

 

비대면 활동 줄이며 사람들과 ‘진짜 연결’돼야

마음챙김을 위해서는 화상회의, 온라인 쇼핑, 넷플릭스 시청 등으로 익숙해진 비대면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으로 산책과 운동을 하고, 온라인 쇼핑이나 재택근무만 하는 대신 일부러라도 짧게나마 외출과 모임을 하는 것이 좋다.


김현수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장(명지병원 신경정신의학과 교수)은 “대부분 활동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해진 초연결 사회지만 코로나19를 통해 알게 된 건 ‘온라인으로 연결돼선 진짜 연결될 수 없다’는 사실”이라며 “랜선 활동이 심심하고 무료한 기분을 잠시 채워줄 순 있어도 우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하루를 재구성해 적용해보고 그때의 루틴(routine)을 조금씩 회복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만 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다고 노래한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보잘것없어 보이는 나의 일상도 실은 오만 가지 색으로 피어난 고운 꽃이란 사실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출처]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20503/1131998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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