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눌릴까봐 잠들기 무섭다? '이렇게' 해보세요 [헬스조선]
가위에 눌리면 다 큰 어른도 식은땀이 나고 등골이 서늘 해진다. 수면의 질을 방해하는 가위눌림.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위눌림'에 대응되는 의학적 현상은 바로 '수면마비'다. 수면마비의 원인은 렘수면과 관련 있다. 포유동물의 각성-수면 리듬은 ▲각성 ▲렘수면 ▲비렘수면으로 구분된다. 의식·뇌의 활동·신체 근력이 모두 활성화된 상태를 '각성', 뇌의 활동은 있지만, 신체 근력은 소실된 상태를 '렘수면', 의식·뇌의 활동·신체 근력이 모두 소실된 상태를 '비렘수면'이라고 한다.
수면마비는 신체가 렘수면 상태일 때 의식이 들면 발생한다. 즉, 정신과 몸 사이 시차가 생겨 몸은 가만히 자는데 정신만 따로 깨버린 것이다. 렘수면 상태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정신이 일찍 들어버린 상태라면 이를 두고 '몸이 마비됐다'고 생각하게 된다. 수면마비는 급격히 시작돼 1~4분 정도 지속하는 게 보통이며 1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무언가에 눌리는 것 같은 압박감 ▲공포와 불안 ▲환각과 환청 ▲누군가가 방 안에 있는 것 같은 인기척 ▲발성과 움직임 불가 등이 있다.
가위를 눌린 상태에서 귀신을 봤다는 목격담이 종종 들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렘수면의 특성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뇌가 활성화된 렘수면 상태에선 꿈을 꿀 수 있다. 뇌가 꿈을 꾸는 도중 의식이 든다면, 몸과 정신 간 간섭이 일어나 꿈이 의식으로 침투하게 된다. 마치 빔프로젝터로 투사한 것처럼, 뇌의 꿈이 의식을 차린 내 눈앞에 환각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수면마비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마비만 나타나는 '단독성 수면마비', 유전성으로 발생하는 '가족성 수면마비', 기면병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수면마비다.
단독성 수면마비는 ▲과도한 스트레스 ▲지나친 알코올 섭취 ▲수면 부족 등이 원인이며,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들의 40~50%가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보통 손끝이나 혀 등 신체 일부를 스스로 움직이거나 귀신에게 말을 걸어 환각을 촉진하면 마비 상태가 해소된다. 누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 것도 효과적이다. 가족성 수면마비나 기면증의 영향을 받은 수면마비는 병원에서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잠자는 자세도 수면마비와 관계가 있다. 한 논문에 따르면, 수면마비를 겪은 연구참여자의 50% 이상이 증상 발현 당시 '등을 바닥에 대고 반듯하게 누운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처음 잠들 때부터 반듯이 누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잠을 자는 과정에서 우연히 똑바로 눕게 되었고 그때 수면마비가 발생한 것이다. 반듯하게 누운 자세가 수면마비와 관계가 있다는 걸 안다고 하더라도, 잠든 사람이 자신의 누운 자세를 의식적으로 조정하긴 어렵다. 이에 논문에서는 수면마비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테니스 볼 테크닉'을 권장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등을 바닥에 완전히 붙이고 자는 자세를 피하기 위해, 등 뒤에 테니스공을 끼우고 자는 데서 유래한 방법이다.
본 정보는 정신질환정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 이며, 정확한 증상과 판단을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