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다면 당장 심호흡하라! [스포츠서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대면으로 인한 고립이 길어지는 것도 이유지만, 마음을 돌볼 시간 없이 바쁘게 지내던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경제적인 타격이 우울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명 중 1명이 우울 위험단계였다. 자살을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에 비해 40%나 증가했다.
우울증을 대수롭지 않은 질병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삶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질병이다. 어떻게 하면 우울증을 이겨내고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을지 백명재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조언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을 자주 쉰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을 쉰다면 스트레스가 크다는 의미다. 백명재 교수는 “요즘 자신의 상태를 한번 점검해보라. 흔히 스트레스는 심리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신체 반응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한숨을 쉬는 스트레스 반응이다. 이때 가장 쉽고 빠른 대처법이 바로 ‘심호흡’이다. 흔히 긴장했을 때 천천히 심호흡하라고 말한다. 심호흡을 하게 되면 우리 마음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복부보다 가슴으로 숨을 더 많이 쉰다. 얕은 호흡이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는데,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의지와 상관없이 가슴으로 숨을 빠르게 쉬게 된다. 그러다보면 가슴근육이 긴장해 조이면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이를 해소하기위한 신체의 반응이 ‘한숨’이다.
최근 명상이 인기인데 명상의 핵심도 호흡이다. 심호흡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우울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백명재 교수는 “정신의학에서도 명상의 마음치료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복잡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맴돌 때 천천히 심호흡을 한번 해보는 것을 권한다. 고민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일상생활 중 문득 가슴이 답답하거나 한숨이 나온다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알아차리고 바로 심호흡을 하라”고 조언했다.
심호흡은 가슴과 배에 손을 얹고 호흡의 중심을 가슴에서 배로 옮기고 1~2분 정도 천천히 숨을 깊이 들이 마시고 뱉는 방식으로 하면 된다. 손을 얹으면 자신의 호흡을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으니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도록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천천히’다. 1분에 호흡 6회 정도, 즉 10초에 숨쉬고 내뱉기 1세트 정도로, 깊고 느리게 호흡하는 것이 포인트다. 심호흡을 하게 되면 서서히 긴장이 완화되면서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해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심호흡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안정감을 불러온다.
◇호흡도 연습이 필요
심호흡을 처음 시도해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배가 당기고 불편할 수 있다.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숨을 빠르게 쉬게 되면, 과호흡이 되면서 오히려 가슴이 더 답답해지고, 심하면 어지러움도 올 수 있다. 따라서 무리하게 호흡하기 보다는 천천히 연습을 통해 호흡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연습이라고 따로 시간을 내서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다. 하루 일과 중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연습하면 된다. 백명재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퇴근 이동 중에, 하루를 마무리할 때 등 원하는 시간에 틈틈이 심호흡 연습하면 된다. 특별히 장소를 마련할 필요도 없다. 걸을 때도, 운전 중에도 가능하다. 가슴과 배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천천히 호흡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가만히 호흡만 하는 게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과거 행복했던 장면을 떠올리며 ‘영화 보듯이’ 호흡을 해보라”고 말했다.
행복했던 장면을 떠올리며 호흡을 하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 기분 좋게 호흡을 즐길 수 있다.
본 정보는 정신질환정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 이며, 정확한 증상과 판단을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