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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인간의 뇌, 하룻밤 수면 중 100번 넘게 잠시 깬다 [연합뉴스]

한밤중에 잠자다 깨면 대부분 잠을 설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간의 뇌는 하룻밤 자는 동안에도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들기를 100회 이상 반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 도중 짧은 각성이 반복되는 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이 관여했다.
노르아드레날린 수위는 각성-수면과 연동해 상승-하강을 반복했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인체의 '투쟁 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과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위가 상승하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놀라운 사실은, 뇌가 이렇게 짧은 각성을 되풀이한다고 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정상적인 수면의 한 부분이고, 오히려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과학자들은 말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중개 신경의학 센터'의 마이컨 네데르하르트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20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면 연구자들은 잠자는 동안 노르아드레날린이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런 통념과 완전히 달랐다.
잠자는 동안 노르아드레날린 수위는 파동과 유사한 오르내림을 쉬지 않고 반복했다.
노르아드레날린 수위가 고점일 때 뇌는 짧은 각성 상태가 됐고, 저점일 때 다시 잠들었다.
이는 수면 중 뇌의 각성 정도가 노르아드레날린 수위와 맞물려 끊임없이 변한다는 뜻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의 고점은 대략 30초 간격으로 나타났다.
미 안데르센 박사과정연구원은 "계곡(저점)이 깊을수록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뒤따르는 고점이 더 높아졌다"라면서 "(각성상태가 반복돼도) 아주 잘 자는 거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노르아드레날린이 이렇게 여러 차례 뇌를 깨워도 잠자는 사람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신경학적으로 뇌는 깨어 있을 때와 똑같이 활동했다. 하지만 이 호르몬이 유도하는 각성 시간은 다행히 매우 짧았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셀리아 키르비 조교수는 "밤에 잠자다 잠깐 깬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라면서 "짧은 시간의 각성은 기억력과 연관된 수면 단계의 한 부분이라는 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수면 중 짧은 각성은 다시 깊게 잠들었을 때 기억을 저장할 수 있게 뇌를 리셋(reset)하는 것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연구팀은 유리로 만든 미세 광섬유와 인공 '광 수용체'를 생쥐의 뇌에 삽입한 뒤 LED 광원 등의 케이블에 광섬유를 연결했다.
그런 다음 생쥐가 잠들었을 때 노르아드레날린 수위와 뇌의 전기적 활성도를 비교했다.
수면이 기억력 강화에 좋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효과를 내는 신경 메커니즘이 이번에 확인됐다. 노르아드레날린이 유도하는 수면 중 '짧은 각성'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후각 기억을 이용해 물건을 찾게 하는 실험을 해 보니, 노르아드레날린 파동의 '깊은 계곡'이 많은 생쥐가 기억력도 더 좋았다.
일부 우울증 치료제가 기억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약물을 쓰면 노르아드레날린 분비가 늘어나 이 호르몬 수위가 떨어져야 가능한 '깊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노르아드레날린 수위를 조절하는 다양한 유형의 약이 수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목표는 수면 중 노르아드레날린 파동을 교란하지 않는 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기천(cheon@yna.co.kr)
 
[출처] 인간의 뇌, 하룻밤 수면 중 100번 넘게 잠시 깬다 | 연합뉴스 (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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