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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5

내 외모가 이상하단 강박, ‘이것’ 때문일 수 있어 [헬스조선]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며, 미디어 속 ‘이상적인 외모’와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러한 비교가 자신의 얼굴에 큰 결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체이형장애(BDD)’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BDD의 원인을 사회적 분위기가 아닌 뇌의 기능적 장애에서 찾아보려는 시도가 있었다. BDD 환자가 자신의 외모를 왜곡해 인식하는 것은 시각적, 공간적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에 결함이 생긴 탓일 수 있단 주장이다.

BDD는 정상적인 용모를 가진 사람이 자기 외모에 문제가 있단 생각에 사로잡힌 상태를 말한다. 외모에 집착하다 보니 사회적 관계를 맺거나 직업 활동을 하는 등, 삶의 다른 분야에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다.
이란 페르시안걸프대 심리학부 연구진은 이란 중고등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신체이형장애(BDD)와 인지적 결함 간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학생들의 BDD 여부를 알아보는 데 신체이형장애설문지(Body Dysmorphic Disorder Questionnaire)가 활용됐다. 52명의 학생에게 BDD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진은 BDD가 없는 학생 52명을 선별해 대조군으로 삼았다.
학생들의 인지능력은 위스콘신카드분류(WCST)검사와 선긋기(TMT)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로 측정됐다. WCST검사는 수시로 바뀌는 기준에 따라 64개의 카드를 분류하게 함으로써 ▲집합적 개념을 추상하는 능력 ▲상황에 따라 행동을 바꾸는 능력을 알아보는 검사다. TMT검사에선 펜을 떼지 않고 점 여러 개를 한 번에 연결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사고 유연성과 시각적 집중력 등을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 결과, 여자아이의 14.8%, 남자아이의 6.8%가 BDD 환자로 분류돼,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서 BDD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BDD가 있는 학생 대부분은 자신의 피부, 머리카락, 코, 뱃살 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코 모양이 이상하다든가, 뱃살이 너무 많다든가, 머리카락 양이 너무 적다고 여기는 식이었다.
BDD가 있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WCST검사에서 카드를 옮긴 횟수가 적었다. 카드를 분류하는 기준이 바뀔 때 덜 민감하게 반응했단 것이다. BDD가 있는 사람은 변하는 상황에 맞춰 주의를 전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자신이 원래 하던 행동을 다른 행동으로 재빨리 바꾸지 못한다. 연구진은 BDD 환자들이 거울을 강박적으로 들여다 보며 신체 외관에만 골몰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의를 전환하는 능력이 떨어지니 신체 외에 다른 관심사에 정신을 쏟기가 어렵단 것이다.
BDD가 있는 집단은 TMT검사를 수행하는 데도 더 오래 걸렸다. 시(視)공간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능력이 BDD가 없는 집단보다 떨어지는 탓이었다. BDD 환자는 자신의 외모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 지나치게 작은 부분에 과도하게 집중하다 보니 외모를 왜곡해서 인식하게 된다.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 얼굴의 조화를 보기보단 특정 부위의 결점만 찾아내는 식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인지 왜곡은 신경학적인 장애에 의해 발생한다. 정보를 부분적·분석적으로 처리하는 뇌의 좌반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받아들인 정보를 전체적 맥락과 관련지어 처리하지 못하기 쉽단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뇌와 행동(Brain and Behavior)’에 게재됐다.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lh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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